2022.11.28 (월)

세상소식

‘모르면 받을 수 없는’ 복지 시스템,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당신은 ‘송파 세 모녀 사건’에 대해서 들어본 적이 있습니까?

 

 이 사건은 2014년 서울 송파구에 거주하던 세 모녀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던 사건이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던 어머니가 다쳐서 일을 할 수 없었고, 딸도 당뇨병을 앓고 있어서 돈을 벌기 어려웠다. 결국 세 모녀는 생계비를 확보할 수 없게 되자, 스스로의 생을 마감했다. 이들은 자신들이 기초생활 수급자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알지 못했고, 어머니가 다쳤을 때 긴급복지지원 제도를 이용할 수 있음도 몰랐다. 즉, 복지와 관련된 지식이 없어서 아무런 도움도 받지 못했다.

 
 이와 같은 사건에서 알 수 있듯이, 복지제도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대상자임에도 불구하고 그 사실을 몰라서 복지를 받지 못하는 복지사각지대의 사람들이 있다. 나 스스로가 우리나라에 어떤 복지가 있는지 찾아봐야 하고. 자신이 그 대상자에 포함되는지 직접 판단하고 신청해야만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지금의 시스템 때문에, 자신의 권리를 행사하지 못하는 피해자가 생긴다고 볼 수 있다.

 

 이에 필자는 우리나라 복지체계를 지배하는 신청주의를 비판하고, 복지사각지대를 해소할 수 있는 발전된 복지체계를 제안하고자 한다.
 우리나라 복지체계는 본인이 알아서 신청해야만 복지대상자가 될 수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2019년에 발행된 '복지 분야 사각지대와 부정수급에 대한 복지서비스 공급자의 인식 비교'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복지사각지대 발생 원인으로 '대상자가 신청하지 않아서'라는 응답이 45.7%로 가장 많았다. 대상자가 신청하지 않는 원인으로는 '대상자가 몰라서(70.9%)'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또, 필자는 '청소년증'에 대해서 직접 설문조사를 통해, 청소년들의 인식을 알아봤다. '청소년증의 존재를 알고 계셨나요?'라는 질문에 ‘알고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86.4%, ‘몰랐다’고 답한 응답자는 13.6%였다. 청소년증의 존재를 알고 있는 응답자의 비율은 굉장히 높았다. 하지만 청소년증 을 발급받은 학생들은 51.9%였고, 발급받은 학생들 중에 71.8%가 혜택을 누린 적이 없다고 답했다. 또 '청소년증의 혜택을 이용하지 않으신 이유가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에 ‘청소년증의 혜택이 존재하는 줄 몰랐다.’는 응답이 69.2%였다. 한편, 청소년증을 발급받은 적이 없다고 답변한 48% 중 61%는 '청소년증을 이용하여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을 몰랐다'고 답했다. 이와 같이 각종 통계 자료 및 설문 조사 결과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복지 자체의 존재를 몰라서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로써 신청주의 시스템의 문제점은, 복지제도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복지 대상자가 몰라서 혜택을 받지 못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설령 홍보를 열심히 한다고 해도 정보 소외 계층까지 전달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지금과 마찬가지로 복지 대상자가 복지를 받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곧 제도의 홍보만을 강화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앞으로 우리는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 필자는 복지 대상자가 알아서 신청하기를 기다리며 제도별 홍보방법을 다양화시키는 것보다, 복지 대상자에게 제도의 대상으로 선정되었음을 먼저 알려주고, 신청을 적극 장려하는 시스템이 훨씬 효과적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회적 약자가 도와달라고 정부를 찾아오게 만드는 것이 아닌, 정부에서 약자에게 도움을 드리겠다고 먼저 다가가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렇게 해야만, 신청주의 시스템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모르면 받을 수 없는 복지'에서 ‘몰라도 받을 수 있는 복지'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필자가 제시한 방법은 정부에서도 고려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개인 및 가구의 소득·재산·인적 특성을 분석해서, 받을 수 있는 복지서비스를 찾아 선제적으로 안내하는 제도인 ‘복지 멤버십’을 작년 9월부터 시행 중이다. 이 제도는 시행 100일 만에 477만 2,968가구(731만 4,244명)가 가입했고, 수급가능성을 판정해, 111만 8천여 가구에게 받을 수 있는 복지 서비스가 있음을 문자 메시지로 안내했다. 결과적으로, 217,576가구 260,986건의 복지서비스를 받을 수 있었다.

 

이 서비스가 더 많은 복지 분야에 적용되어, 앞으로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사회적 약자와 소외계층들이 조금이라도 더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