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내 신춘문예대회 운문 부문 (시) 우수작품들_1>
◆ 제 목 : 빛나는 꽃
◆ 글쓴이 : 20505 김수린
등 곱게 접은 듯
어둠 속에서 찬란히 떨어지는 별이여.
굽은 등이 어딜 향하는 것인지 나는 모르지만
돌아올 때는 임 업고 와라.
달맞이꽃이 너를 맞이하게 할 욕망이 있다면
태양보다 세상을 빛낼 자신이 있다면
그 찬란한 꽃잎이 다 떨어지기 전에 돌아와라.
<교내 신춘문예대회 운문 부문 (시) 우수작품들_2>
◆ 제 목 : 연필
◆ 글쓴이 : 20505 김수린
돌돌돌
깎이 속 돌아가는
나의 연필
바래진 나무와
케케묵은 뭉뚝해진 흑연은
깎여 나가고
무구한 맹아와
첨예히 뻗어나가는 흑연이
다시 모습을 드러낸다
바래지고 무뎌진
삶에서 나는
다시 글씨를 써내려간다
<교내 신춘문예대회 운문 부문 (시) 우수작품들_3>
◆ 제 목 : 침묵
◆ 글쓴이 : 20312 이은채
차갑게 떨어지는 빗방울 사이로
떨리는 손을 애써 뻗어 막으려 해도
야속한 저 빗방울들은
내 손가락 마디마디를 굴러 흙을 적신다.
무릎을 꿇어 더듬어봐도
미련은 내 몫이라는 듯 저 멀리 달아나버리고
마침내 커다란 물줄기 되어
내 발끝을 감싸고
늑골을 감싸고
두 뺨까지 기어코 올라와
나의 호흡과 하나 되어
얌전한 나의 숨통을 옥죈다.
내 버거운 숨은 보이지 않는지 네게 묻는다.
지독하게도 잔인한 네게 모든 원망을 쏟는다.
나의 손에 들린 너의 흔적을 어루만지며
아득한 침묵 아래 눈을 감는다.
<교내 신춘문예대회 운문 부문 (시) 우수작품들_4>
◆ 제 목 : 파도
◆ 글쓴이 : 20312 이은채
파란 파도가 밀련든다.
하얀 모래를 축축히 물든인다.
무슨 말을 하려는지
온 힘을 다해 부서진다.
뒤돌아 가는 길 손을 뻗어
소라고동 하나 쥐어가고
다른 파도의 부서짐을 지켜본다.
갈매기 종종걸음 발자국
아이가 쌓아올린 모래성
자신의 영역에 발들인 모든 것을
흔적 하나 없이 곱게 지워낸다.